달콤한 나의 도시, 경기도 :: 셉테드가 뭐야? 길거리 범죄 막는 마법의 디자인



아! 경기도에 살고싶다/경기도, 그곳에 살고싶다 2013/02/19 08:00


평화로 전쟁을 막아요
노래로 싸움을 멈추어요
대화로 오해를 풀어요
사랑으로 미움을 녹여요
디자인으로 범죄를 막아요?

아름답지만 공허한 울림처럼 들리지요? 동화처럼 그것들이 이루어진다면 좋을 텐데. 하지만 실현이 정말 가능한 걸까요. 그 멋진 단어들이 마법을 부린다면 가능하겠죠.

그런데 이 중에서 마지막 것을 실현해 보이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 50페이지짜리 계획서는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계획서라는게 모두 그렇지만, 특히나 지금 손에 쥔 이것은 정말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천국으로 진입하는 지도책이나 다름 없군요.

경기도 디자인총괄추진단은 2월 7일 ‘취약지역 범죄예방을 위한 공공서비스디자인 매뉴얼 개발’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오는 6월까지 관련지침이 개발될 것입니다. 이 소식은 보도자료로도 뿌려졌고 이를 토대로 기사도 나왔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아마도 매뉴얼 개발을 위한 이 자료를 이렇게 직접 보여드리는 건 제가 처음일 겁니다.

날이 갈수록 거리가 위험해지고 강력범죄가 늘어나는 이 때, 경기도 디자인총괄추진단은 이 매뉴얼이 사전에 그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만일 그 주장대로라면 이것은 정말로 마법이고 마술일 것입니다. 어린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사랑하는 사람을 홀로 집에 두어도 또 다녀오라며 보내도 지금보다 훨씬 안심할 수 있을 겁니다. 대체 어떤 마법으로 이것을 가능케 한다는 걸까요.

셉테드가 뭐야? 범죄 가능성 차단의 5대 원소

마법을 부리려면 주문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주문의 뜻부터 숙지하는 것이 이해가 빠르겠죠.
고로 ‘셉테드’란 개념부터 알고 가시는 것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셉테드가 무엇이며, 한국에선 언제부터 태동을 했고 어떻게 해서 이 매뉴얼까지 탄생시켰는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의 약자인 이것을 해석하자면 ‘물리적 환경설계를 통해 범행기회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매뉴얼에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경기도 디자인총괄추진단은 지난 2009년 서울시에서 ‘셉테드’를 언급한 적이 있다고 밝힙니다.

“당시 서울시는 재생도시 설계지침에서 이것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선언적 의미가 컸으며 아파트 주차장은 어떻게 설계할 것이냐 같은 예시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상세한 플랜은 아니었다.” - 13일 신용복 경기도 디자인총괄추진단 디자인산업팀 담당자

연금술사가 원소를 재료삼아 기적을 이루듯 셉테드에도 5대원소가 있습니다. 자연적 감시, 접근통제, 영역성 강화, 활용성 증대, 유지 및 관리로 이 다섯가지의 설계가 완전하고도 온전하게 유기적인 균형을 이루면 범죄의 구성요소 3가지인 피해자, 범죄인, 장소기회의 상관성을 깨뜨려 범죄 자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아울러 잠재적 피해대상자인 선량한 시민의 안전과 범죄 공포 감소를 돕는 것은 물론 잠재적 범죄인 스스로에게도 심리적, 물리적으로 충동을 억제해 죄를 짓지 않도록 처방하는 것입니다. 원리 자체는 굉장히 간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셉테드는 구미권 선진국에선 적극적으로 적용중이나 우리나라는 이제야 관심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취약계층 보호와 도민의 안녕을 위해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 7일 유한욱 디자인총괄추진단장


‘2009년 서울 선언’ 이래 범죄예방을 위한 거리 디자인 조성은 각계 각층에서 연구되어 왔습니다. 이미 도시건설의 상위법령이라 할 수 있는 국토기본법에는 범죄예방을 위한 지침이 있으며 자치도에서는 이를 도지사가 도종법(도종합계획)을 수립, 시행하도록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립된 도종합계획에서는 그러나, 이것이 모태법 이상의 선은 넘지 못했다는 평입니다. 디자인총괄추진단에서는 “범죄예방에 관한 사항을 언급하고 있으나 통계적인 내용에만 치중됐으며 이렇다 할 실질적 가이드라인은 빠졌다”고 밝힙니다.

그런데 이는 도종법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원론적으로는 지자체 뿐 아니라 설계회사 등에서도 범죄예방을 위한 지침이 존재하며 최근 들어서는 기업적 측면에서도 셉테드가 언급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 설계는 설계사나 시공사만의 것이 아니며 지자체와의 연계가 필요한데 그 고리도 없었죠.

그래서 경기도 디자인총괄추진단은 도에 적용할 세부적 지침을 마련하기에 이릅니다. 오는 6월까지 지침을 개발하고 완성 되는대로 시범사업을 거쳐 도 전체로 실제 적용할 계획입니다. 도내 도시재생사업과 산업단지, 도농복합지역 개발 등에 의무 적용되며 각 시군이 관련 조례지침을 만들어 반영토록 유도한 뒤 매뉴얼이 적용된 곳엔 경기도지사 안전마을 인증제도 도입을 검토 중입니다. 지금 제가 쥔 이 자료는 그 매뉴얼 개발을 위한 설계도와 같은 것이겠지요.

메이드 인 경기도 셉테드에 거는 기대 클 수 밖에

범죄예방 공공서비스디자인 매뉴얼 개발의 배경 및 필요성에 대해 이 자료는 최근 경기도 관내 범죄 발생빈도가 높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2011년 기준으로 전체 범죄 건수의 21.7%, 총 369,544건이 경기도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전국 1위 수준입니다. 2007년부터 2011년 사이 전국 외국인범죄자 107,949명 중 경기도가 31%를 차지한 것도 충격입니다. 경찰청 등이 앞서 가이드라인을 개발했지만 현장 특성에 맞는 현실적 적용은 어렵다는게 경기도의 설명입니다. 따라서 경기도 스스로가 각 시군의 범죄 취약지역을 조사하고 특성을 연구해 적용가능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게 된 겁니다.

앞으로 경기도는 각 시군 지역에 즉시 적용할 세부적이고도 실질적인 매뉴얼을 만들고자 대상지 선정,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섭니다. 시군과 업무협조는 필수입니다. 행여 적용이 되었다 하더라도 관리가 지속되지 않으면 새로운 흉물이 될 수도 있기에 셉테드의 5대 요소 중 하나인 ‘유지 및 관리’를 위한 노력도 이어져야 합니다.

벤치마킹할 국내,해외 사례는?

경기도가 이번 사업에 참고할 도시는 어디일까요. 이들은 국내의 경우 세종시, 판교, 서울 염리동 소금길을 사례분석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둘은 신도시며 하나는 구도시 보완의 예입니다. 개발 중인 신도시도 많고 노후화되어 도시정비가 필요한 구도심도 많은 경기도의 특성상 둘 다 잡아야 할 토낍니다.

해외는 미국 버지니아주 브리스톨과 일본, 호주, 네덜란드를 꼽았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분명한 시야와 조경, 조명 및 밝은 색채와 개방적 주차장 등이 눈에 띄고 호주와 네덜란드는 공간의 투시성과 개방성이 돋보입니다.

노상이 가장 위험, 20시~03시59분 사이 범죄발생 가장 많아

범죄가 늘고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는 것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만 그래도 통계상 한번 짚어 봅시다.
시간과 장소에 따른 범죄발생 현황분석도 가이드라인 완성에 중요한 부분입니다.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이상 5대 범죄현황을 분석한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가장 범죄율이 높은 곳은 노상이며 단독주택, 유흥업소, 아파트 연립 다세대, 상점 순입니다. 시간별로는 밤 8시부터 익일 새벽 3시59분 사이가 월등히 높으며 대낮인 정오부터 저녁 5시59분 사이도 상당히 높습니다.

어린이 보호구역 주변 범죄현황도 심각합니다. 2009년 기준으로 유괴는 증가세며 초등학생 대상 범죄가 83퍼센트 이상입니다. 성폭력은 정오부터 5시59분 사이에만 422건, 전체의 절반 이상을 나타냈습니다. 노상은 물론 주거지역에서의 발생율도 높기에 거리와 주택지 모두 단절이 아닌 유기적 형태의 공존 필요성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불꺼진 골목, 단절된 주택밀집지역, 어린이보호구역 이렇게 변하면?

방범 취약지역은 어떤 곳일까요. 크게 세 곳을 살필 수 있습니다. 먼저 사람 많은 도심임에도 소형점포가 밀집한 지역과 후면 골목은 폐점 후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골목과 주택 밀집지역 또한 보안성, 자연감시, 공간적 범죄 억제력 무엇 하나 안심할 게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린이보호구역은 보안을 위한 구조물이 도리어 독이 된 상태입니다. 담장, 옹벽은 시각적 관찰과 감시를 어렵게 한데다가 지역주민간 단절도 부추겨 야간 방범이 취약합니다. 범죄자의 침입을 막기 위한 설비였지만 일단 한번 안으로 넘어갔다 하면 무서운 결과를 낳습니다.

첫째 사례의 대안으로 제시된 개발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성 때부터 안정성을 확보하면 자연감시도 심리적안정감도 높아지며 주민들간의 교류가 높아지는 것 또한 부가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의 경우 아예 골목과 주택의 장벽을 열어버리는 것은 어떨까요. 이는 골목도 내 생활의 연장선이 되는 것이며 범죄에 대한 노출이 아닌 범죄 가능성 차단으로 생각을 바꾸는 발상이 될 것입니다.

진정한 어린이보호구역을 위해 열려 있지만 경계와 영역을 새로 구성하는 시안이 제시됐습니다. 자연적인 감시가 일어남에 따라 범죄 충동을 사전에 억누를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이웃사촌’ 인간성 회복과 물리적 방지로 범죄 없는 우리동네 재구축

디자인으로 범죄를 예방한다는 이번 계획은 비단 건축적, 설계적이고 인위적인 방법에만 국한하지 않다는 것이 흥미를 끕니다. ‘나아가 경기도 지역공동체의 되살림 프로젝트’라는 또 하나의 거창한 플랜을 끌어냈죠. 확실히 옛날에 비해 방범력, 경비력과 범죄수사력은 높아졌음에도 나날이 흉악한 범죄가 늘어나는 것은 이웃간의 단절과 인간성 상실에 기인한 것이 본질적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디자인적으로 동네가 더 산뜻하고 경쾌하게 바뀌는 것은 덤이겠지요. 무엇보다 이런 방법으로 범죄율이 정말 낮아질 수 있다면 ‘전국적으로 가장 달콤한 나의 도시’라 부르는 것도 절대 과언이 아닐 겁니다.

디자인으로 범죄를 막는다
디자인으로 인간성을 회복한다
디자인으로 내가 사는 세상을 바꾼다


지금은 하나같이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공허합니다. 하지만 이 중 하나라도 이루어진다면 대단한 마법이 되겠죠. 확실한 것은 무엇 하나 양보하고 싶지 않은 이상이라는 겁니다. 실현이 어렵지만 그만큼 멋지기도 하고 도전할 만한 가치도 큽니다.
범죄 없는 도시, 거리로 나가 정다운 이웃을 만나는 경기도, 그래서 진정한 의미로 인간성을 회복한 현대사회의 유토피아를 기다립니다.


글 사진 권근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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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달콤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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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nnkent11.tistory.com BlogIcon NNK의 성공 2013/02/19 1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간답니다 ~ ^^
    좋은 하루를 보내세요~

  2. Favicon of http://life-lineup.tistory.com BlogIcon +요롱이+ 2013/02/19 14: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잘 보고 갑니다.
    아무쪼록 평안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3. Favicon of http://blog.daum.net/donghae BlogIcon 전돈학동해여행 2013/02/19 17: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범죄없는 세상으로 모두가
    행복함이 가득해야겠죠 꼬옥 실현되길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ggholic.tistory.com BlogIcon 달콤 시민 2013/02/20 1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작은 노력의 실천으로 하나하나
      변화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범죄보단 사랑과 행복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기를!!

  4. 구르는천둥 2013/05/02 1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자료,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저는 도시 공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입니다.
    셉티디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인 자료를 구하고자 하는데,
    혹 가능한 방법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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